이것이 아니라면 저것이라도 , 보상심리

 A는 한 연구소에서 정직하고 열심히 일해 그곳의 중추 역할을 맡게 됐다. 하지만 여러 해 뒤에도 그는 여전히 수석 엔지니어가 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이런 현실을 인정할 수 없었지만 달리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 때문에 그는 점점 더 의기소침해졌고 이후의 상황도 비슷했다. 그 역시 수석 엔지니어가 되지 못했을 때는 괴로웠지만 그렇게 속만 끓여봤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스스로 마음을 바꿔 먹기로 생각하고 몇 년 동안 영어도 배우고 경영 이론 수업도 들었다. 훗날 그는 연구소에서 사표를 내고 과학 기술 업체를 차려 잘 나가는 사장님이 됐다.

 똑 같은 상황에서 한 사람은 괴로워했고 다른 한 사람은 즐거워했으며, 한 사람은 부정적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긍정적이었다. A는 한 가지 길에만 매달려 고지식하게 굴었기에 다른 길을 찾지 못했다. 반면 B는 A와 달리 적극적으로 다른 길을 찾았으며 이 길이 통하지 않으면 또 다른 길로 갔다. 그는 주의력과 생각을 전환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보상심리의 엄청난 효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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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넘기 어려운 장애를 만났을 때 가끔은 처음의 목표를 포기해야 하기도 한다. 그럴 때 비슷한 목표를 실현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을 ‘보상’ 행동이라고 한다.

 보상이란 생리학적 의미로 봤을 때 인체의 자기 조절 기능으로, 한 기관의 기능이나 구조에 문제가 생겼을 때 원래 기관의 온전한 부분이나 다른 기관이 그 기능을 대신하는 것을 말한다. 생리학적 입장에서 분석하자면 보상은 ‘자각’과 ‘맹목’둘로 구분할 수 있다. 자각적 보상은 자신의 장단점도 잘 모르면서 과도한 보상을 추구하다 잘못된 방향으로 발전해 인격의 조화로운 통일을 깨뜨리고 만다. 또한 심리적 충돌을 심화시켜 적응에 어려움을 초래해 인간관계에 나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이처럼 보상심리는 건설적인 면도 있지만 파괴적인 면도 분명히 존재한다

 보상의 심리는 종종 현실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 하기에 고통에서 벗어나 심리적 균형을 이루는 작용을 한다. 예를 들어 본래는 테니스를 치고 싶었지만 비가 와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탁구를 친다거나, 원래는 A회사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조건이 비슷한 B회사에 들어가는 것이다. 혹은 A와 연애에 성공하지 못해 A와 비슷한 특징이 있는 B를 새로운 목표로 삼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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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보상 행동에는 특징이 하나 있는데 B가 A에 비해 너무 쉽게 이를 수 있거나 A보다 가치가 덜한 경우 A를 대신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B를 얻기 위한 어려움이 A와 비슷하거나 더 클 때 B는 큰 보상의 가치가 있게 된다. 물론 보상심리가 아무 상황에서나 다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최초의 목표에 대한 갈망이 강렬하고 절박했을 경우에는 이를 대신할 만한 대상을 찾기 매우 어렵다. 또한 보상 행동에는 또 다른 특징이 있는데 자신의 욕구를 사회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대상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심리학에서는 ‘승화’라고 한다. 이 개념은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가 고안한 것으로, 그의 관점에 따르면 모든 고차원적 활동은 ‘성욕’을 승화한 결과라고 한다.

 어느 대학교의 노교수는 젊은 시절 지성미가 넘치는 여성과 연애를 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운명의 장난이었는지 그녀는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고 말았다. 이 일은 그에게 매우 큰 충격을 줬고 그는 그녀보다 나은 여자를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평생 혼자 살았다. 대신 그는 자신의 모든 정력과 열정을 학문에 쏟아부었고 학계를 대표하는 학자가 됐다. 이것이 바로 승화의 위대한 효과이다. 우리의 생활 속에서도 종종 이런 승화의 예를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어떤 사람은 공격욕구를 배설하기 위해 권투를 연마해 권투 선수가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예술 작품을 만드는 일에 매진한 끝에 뛰어난 예술가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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